인구론, 열정페이, 취포생, 청년실신, 자소설… 이런 말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기는 할까?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면 당연히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고, 내 자식들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어왔지만 그들의 현실을 대변해준다는 이 희한한 단어들을 들여다보니 이제 그런 시대는 완전히 지나갔음을 깨닫게 된다.
2013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54.8%다. 2012년에는 55.6%, 2011년에는 56.1%였다. 점점 더 떨어지기만 하는 취업률 앞에서 4년재 대학 졸업생 중 절반은 취업의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. .(교육부 대학알리미 웹사이트 www.academyinfo.go.kr) 취업률도 취업률이지만 대기업의 채용 규모도 2009년 이후 금융 위기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공기업과 금융권의 채용시장도 얼음 상태다. 이제는 20대가 갈 수 있는 자리 그 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.
더군다나 ‘인문계 졸업생 90%는 논다’의 줄임말 ‘인구론’의 중심에 있는 인문계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46%(교육부, 대계열별 졸업현황)로 그 통계 수치가 다 보여주지 못하는 인문대 졸업생이 피부로 느끼는 취업의 어려움을 짐작해보게 된다. 그러니 지난해 43만 명이나 되는 젊은이들이 공식적으로 구직을 포기했다는 ‘취포생’의 마음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만 할 수도 없다.(통계청, 고용동향)
그러나 취준생은 이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취업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. 고시 경쟁률 만큼이나 치열한 대기업 대외 활동 선발 경쟁률(약 30:1)에 자신을 내 던지고, 기업이 제시한 열정페이일지라도 이력서에 한 줄 적을 수 있는 ‘인턴 경험’이 생겼다는 것으로 씁쓸함을 삼키기도 한다. 요즘 대기업들이 ‘탈스펙’을 하겠다며 여태껏 취준생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 만든 스펙을 초월한 인재를 뽑겠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에 스펙 만들며 쌓아간 빚더미가 짓누르는 무게가 더해진 것 같아도, 오늘도 그들은 ‘취업뽀개기’를 위해 자소설을 쓰고 있다.
대한민국의 청춘이라 불리우는, 취준생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.
그러나 취준생이란 계급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절, 그 시기을 지나온 우리는 그들에게 ‘취업 뽀개기’가 고된 삶의 끝이라고 말해 줄 수 없다.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로, 이제는 미치도록 공부하지 않아도 편히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로 마음을 놓고 있을 그들(취뽀생)에게 ‘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’가 남아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. 그러므로 우리는 직장인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만 한다.
대한민국 직장인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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